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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로코는 자신의 상황이 매우 안전하지 못하다는 것을 깨달았다. 아오미네와 한 조가 되어 적의 거주지를 급습한 것은 좋았으나 바보같은 실수(왔던 길을 잃어버렸다)로 인해 결국 빠져나갈 곳을 잃고 잡혀버리 것이다.

"아, 하필 거기서 막히냐!"

"이게 다 아오미네군 때문입니다. 어떻게 길을 잃어버릴 수가 있습니까!"

쿠로코의 일침에 아오미네는 괜히 무안해져서 내가 뭐 까먹고 싶어서 까먹었냐 하며 투덜거렸다.

"조용히 하세요. 뭘 잘했다고 그럽니까"

쿠로코의 평소보다 까칠한 반응에 결국 아무 말도 못하고 그의 옆에 앉아있기만 했다. 이윽고 철장 문의 밑이 슬쩍 열리면서 2인분의 밥이 들어왔다. 저쪽도 꽤나 멍청한 것 같다. 같은 편을 한 곳에 몰아 넣고 밥을 꼬박꼬박 주다니. 아니면 무슨 작전인가? 고민하는게 무색하게 아오미네는 슬쩍 건드려보고 한 숟갈을 퍼먹었다. 아니, 저기에 뭐가 들어있을지 알고 그걸 막 먹어?

"오, 이 장조림 맛있는데? 테츠 너도 먹어봐!"

"뭐가 들어가있으면 어쩌려고 무턱대고 그걸 먹어요!"

또 한 소리를 해보지만 아오미네는 무시하고 밥을 흡입했다.

"이럴 땐 일단 먹고 보는 거라고! 언제 나갈지 알고 기다려? 너도 먹고 든든히 해줘야 탈출할 때 편할 거다"

듣고 보니 그렇기도 하군요. 쿠로코는 아오미네의 말도 일리있다고 여기며 이내 밥 수저를 들었다. 저 바보도 먹고 괜찮은데, 탈이라도 날까하는 마음에서 였다. 그렇게 둘이 정신없이 흡입하는 도중 이번엔 큰 문이 슬며시 끼익- 소리를 내며 열렸다. 쿠로코와 아오미네는 바삐 움직이던 손을 멈추고 긴장한 눈으로 문을 바라보는데 익숙한 붉은 색이 나타났다. 

"카가미군! 우리를 구하러 들어오신 거군요!"

감격과 기쁨에 소리쳤다. 하지만 카가미는 약간 풀이 죽은 얼굴로 답했다.

"아니, 나도 붙잡힌 거야..."

쿠로코의 얼굴은 급속도로 썩어 들어갔다. 그래요, 당신들은 같은 과였죠. 잊고 있었네요. 그들이 탈출한 건 꽤 많은 시간이 지나고서 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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