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싫어하는 사람에게 내뱉는 꽃은 차마 그에게 도달하기도 전에 버려진다. 차라리 삼켜진다면, 지금처럼 비참하지는 않을 거야. 하지만 삼키려고 하면 할 수록 더 많은 꽃이 목구멍에서부터 나를 조여온다. 왜 하필 너야, 토비오쨩 짜증나. 꽃, 절대 전해줄 생각 없으니까. 그렇게 다짐을 해도 생각나는 건 역시 토비오쨩. 병이 아니라면 무시했을 기묘한 감각이 병으로 인해 극대화한다. 이딴거 필요없어. 살면서 가장 싫어했던 사람 중 하나를 사랑하게 된 기분은 남들처럼 몽글몽글한 느낌이 아니었다.


 토비오와 코트에서 만나면 굉장히 기분이 나빠진다. 그 와중에 평소보다 높아지는 심장박동은 결코 무시할 수준이 아니다. 몸과 머리가 따로 노는 불쾌감. 그리고 내가 눈을 들면 항상 마주치는 검은 눈동자. 그 속에 담긴 소름끼치는 소유욕 독점욕 그리고 나. 제대로 받아내기엔 커다란 토바오의 감정은 때때로 물러서지 않으면 삼켜버릴 듯이 덮쳐온다. 겨우 떨쳐내면, 이와쨩이 다가와 묻는다. 어이, 오이카와! 어디 아픈 거 아니지? 시합 직전이라고! 정말- 곱게 걱정한 적이 없다니까. 아무렇지 않게 돌아서지만 이미 등골에 흥건한 식은 땀을 무시할 순 없었다. 꽃, 토해낼 뻔 했어. 아슬아슬하게 참아낸 꽃잎이 목구멍을 살랑살랑 간지럽히지만, 최대한 목을 젖히고 드링크를 마시며 적시니 나아진 듯 하다. 경기에 방해가 되면 안되지. 고교 3년을 이겨내지 못하고 끝냈다. 전국에 도달하지 못했다. 이번엔 달라, 토비오쨩. 너를 이기고, 우시와카쨩을 이겨서 반드시 제일 먼저 대표가 되는 건 이 오이카와상이야. 토비오쨩은 감정에 충실한 쪽을 선택했겠지만 겨우 이깟 감정에 휘둘려서야 오이카와상이 아니라고. 잘 봐둬.


 오이카와가 코트로 향했다. 여전히 단단한 두 어깨는 옅은 떨림을 가졌지만 견고했다. 이와이즈미는 약간 걱정이 됐지만 이내, 머릿속에서 지워냈다. 추궁은 이 다음에. 시합을 이기고 후련하게 마무리한다, 쿠소카와. 이와이즈미의 생각울 듣기라도 한 듯, 오이카와는 수긍의 눈짓을 보낸다. 카게야마는 그런 둘의 모습을 질투 가득한 눈으로 바라보다 자세를 잡는다. 호루라기 소리와 함께, 시합이 시작됐다- 이와이즈미상에겐 절대 지지않아. 카게야마의 눈이 빛났다. 그것은 승리를 향한 갈망이나 배구에 대항 애정이 아닌 추잡한 질투얐다. 그래도 그는 빛났다. 코트에서 가장 돋보이는, 천재였다. 오이카와의 열등감은 사랑과 함께 다시금 피어난다. 토할 것 같아. 오이카와는 아득한 정신을 겨우 붙잡고 자세를 다잡는다. 이 이상 평범한 경기가 아니야. 지는 쪽은 이긴 사람의 애정을 전부 수용해야하는 질 수 없는 싸움이 돼버렸다. 저 토비오쨩에게 애정으로 진다니, 절대 싫다-. 저 애정을 전부 받아드린다면 분명 헤어나오지 못해. 오이카와는 죽기살기로 이기는 것에 열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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